대구는 향을 다루는 사람에게 흥미로운 도시다. 분지 지형 탓에 한여름이면 뜨겁고 무겁게 가라앉는 공기가 피부에 달라붙는다. 반대로 겨울에는 칼바람과 건조함이 빠르게 체온과 수분을 빼앗는다. 봄과 가을도 짧지 않지만, 일교차가 커서 향의 확산과 지속이 하루 안에서도 달라진다. 이런 환경에서 아로마 블렌딩을 고집하려면 향료의 휘발성, 피부 컨디션, 실내외 습도, 사용 대밤주소 맥락까지 꼼꼼히 읽어야 한다. 대구의 계절을 몇 해 보내며 정리한 노트와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계절별로 실제 손이 자주 가는 블렌딩과 응용 팁을 정리해 둔다. 특정 브랜드나 추상적인 레시피보다, 비율과 대체 옵션, 사용 장소에 따른 조정이 초점이다.
기후와 향의 물리: 대구에 맞춘 기본 원칙
향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다. 같은 블렌딩이라도 대구의 여름 낮 35도와 겨울 새벽 영하권에서의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 상향(Top note)은 온도가 높을수록 휘발 속도가 빨라져 초반이 화려하지만 쉽게 사라진다. 반대로 온도가 낮고 공기가 건조하면 확산이 둔해져, 향이 피부에 바짝 달라붙는다. 이때는 미들과 베이스가 앞서며, 고농도나 무거운 수지 계열은 답답할 수 있다. 또 대구는 봄철 미세먼지, 가을철 맑은 공기처럼 대기 질의 편차도 크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멘톨 계열이나 에스터 중심의 가벼운 조합이 목과 비강에 부담을 줄이지 않는다.
피부 컨디션도 변한다. 여름에는 피지 분비가 많아 시트러스가 밝게 터지지만, 겨울에는 건조와 각질로 인해 향이 들뜬다. 이런 날에는 호호바, 카멜리아처럼 끈적임이 덜한 오일로 매개해 흡수를 돕는다. 대구에서 실내 난방은 강한 편이라 겨울 실내 습도는 30%대를 자주 본다. 디퓨저와 룸스프레이는 이 환경을 전제하고, 보습 섞인 블렌딩과의 호흡을 고려해야 한다.
봄: 미세먼지와 일교차를 넘기는 부드러운 선도감
대구의 봄은 3월 초부터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번갈아 찾아온다. 코와 목이 예민해지므로, 라벤더나 로만 카모마일처럼 진정 성향이 강하지만 무겁지 않은 향을 중심에 둔다. 상향은 레몬이나 그린 만다린처럼 신맛이 둥글게 퍼지는 것들이 소음 없이 시작을 열어준다. 페퍼민트는 과하면 차갑게 느껴져 역효과가 나므로 스피어민트로 대체하면 부드럽다.
피부에 쓰는 블렌딩은 2.5% 내외 농도로 시작한다. 미세먼지 심한 날 외출 전에는 호흡기 부담이 적은 방향을 고른다. 유칼립투스 라디아타는 글로불루스보다 자극이 덜해 봄철에 유용하다. 큐민이나 클로브처럼 티크한 스파이스는 추위를 타는 이들에게만 소량 권한다.
봄 피부 블렌드 예시, 데이타임
- 레몬 3, 그린 만다린 2, 라벤더 4, 유칼립투스 라디아타 1, 스피어민트 1. 캐리어 오일 10 ml 기준 총 11방울, 약 2.5% 농도. 산뜻하지만 과일껍질의 쌉쌀함이 있어 오피스에서 부담이 없다. 스피어민트가 코끝을 열어주고, 라벤더가 날을 세우지 않는다.
실내 공기 정화 목적의 룸스프레이는 알코올 베이스 70% 이상, 증류수 30%, 글리세린 1 ml 이하로 가볍게. 라디아타 6, 라임 4, 티트리 3, 라벤더 2, 사이프러스 2를 100 ml 기준으로 만든다. 거실 기준 4회 펌핑이면 충분하고, 아이가 있는 공간에서는 라임을 스위트 오렌지로 교체한다.
봄밤은 미온수 샤워 후 바디오일을 얇게 덧바르면 다음 날 아침까지 잔향이 부드럽다. 라벤더에만 의존하면 쉽게 심심해지니, 베르가못 FCF를 한두 방울 더해 상향을 살리고 포근함을 유지한다. 베르가못은 광독성 이슈가 있어 FCF로 제한한다는 점을 습관화하면 안전하다.
여름: 뜨거운 공기와 무게 조절, 시원하지만 텁텁하지 않게
대구의 여름은 향을 시험하기 좋은, 동시에 잔혹한 환경이다. 오후 3시, 도심 아스팔트 위에서 상향은 10분 안에 증발한다. 그래서 시트러스만으로는 허탈하다. 상향을 짧게 터뜨리되, 미들에서 빈틈을 메울 구조가 필요하다. 허브와 꽃, 그린 계열을 얇게 겹친다. 네롤리나 오스만투스 앱솔루트는 럭셔리하지만 비용이 높다. 실사용에서는 플로럴 워터를 보조로 쓰는 편이 경제적이다.
데이타임 보디 미스트, 땀과 공존
- 자몽 핑크 5, 베르가못 FCF 3, 유자 4, 페티그레인 3, 라벤더 3, 사이프러스 2. 에탄올 20 ml, 정제수 30 ml, 총 50 ml 기준. 자몽과 유자가 한 번에 튀고, 페티그레인이 중반을 잡는다. 사이프러스가 땀과 만나도 텁텁하지 않게 마무리한다. 긴 야외 활동일 때는 자몽을 포멜로로 바꿔 지속을 늘릴 수 있다.
여름 밤에는 체온이 높아 향이 과장되기 쉬워서, 우디 베이스는 최대한 얕게 깔거나 빼버린다. 샌달우드 대신 아미리스처럼 라이트한 대안을 선택하면 걸리적거림이 줄어든다. 진정과 수면 보조에는 라벤더 파인과 레몬버베나, 마조람 스위트 조합이 편하다. 마조람은 과량 사용하면 한약방 느낌이 나므로 총합의 10%를 넘기지 않는다.
샤워 후 젤타입 로션과의 상호작용도 고려한다. 수분 젤에는 향이 표면에 머무는 경향이 있어, 같은 향 계열로 겹쳐주면 어색함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그린티 베이스의 젤을 쓴다면, 레몬그라스 1, 리톨리아 1, 라임 1을 희석해 가볍게 레이어링한다. 레몬그라스는 시트랄 함량이 높아 피부 자극 가능성이 있으니 0.5% 이내로 낮춘다.
차량용 디퓨저는 특히 여름 대구에선 휘발 과속을 조심한다. 통풍구형보다 흡수 스틱 타입이 안정적이다. 오피스 퇴근길, 황금 시간대에 유자 6, 리트세아 2, 로즈마리 베르베논 2를 쓰면 차내 에어컨의 건조함을 잘 가린다. 카 캠핑을 한다면 리트세아 대신 캐롤리나 베이로 바꿔 모기 반응을 낮추는 편이 낫다. 향으로 해충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덜 들러붙는다.
가을: 공기 밀도가 예술이 되는 때, 결 완성의 계절
가을의 대구는 공기가 맑아지고 밤공기가 차분하다. 향이 형태를 갖추기 좋다. 상향을 과하게 올리지 않아도 유려하게 펼쳐지고, 미들과 베이스가 제 역할을 한다. 이 계절에는 꽃과 나무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본다. 네롤리, 제라늄, 시더우드 버지니아, 벤조인, 프랑킨센스 같은 재료들이 적당한 울림을 준다. 쌀쌀한 이른 아침 출근길에는 오리엔탈 터치가 반갑다.
출근용 롤온 오일, 셔츠 깃 사이로 지나가는 잔향
- 네롤리 2, 제라늄 3, 프랑킨센스 2, 시더우드 버지니아 2, 베르가못 FCF 2. 호호바 10 ml 기준. 제라늄이 중후하게 올라오지 않도록 네롤리와 베르가못으로 입구를 환하게 열고, 프랑킨센스와 시더가 길이를 준다. 버지니아 시더는 애틀랜틱 시더보다 부드럽다.
집에서는 향기와 음식 냄새가 섞이는 문제를 신경 쓰게 된다. 주방과 거실이 연결된 구조라면 오븐 냄새가 남기 쉽다. 이럴 땐 스파이스 계열 룸 블렌드가 의외로 좋다. 코리앤더 씨드와 카다멈이 공간 공기를 정리하면서 식탐을 자극하지 않는다. 다만 카다멈은 가열 냄새와 충돌할 수 있어 비율을 낮춘다. 100 ml 룸스프레이 기준, 코리앤더 5, 카다멈 1, 스윗 오렌지 6, 프랑킨센스 3, 라임 2 정도면 식사 직후에도 무리가 없다.
피부는 여름 자외선과 열감의 후유증이 쌓여 있다. 바디케어에는 카렌듈라 인퓨즈드 오일을 베이스로 쓰면 회복이 빠르다. 향은 로만 카모마일과 라벤더, 히노키를 배합한다. 히노키는 수지감이 적어 욕실의 습기와 만났을 때도 깔끔하다. 손목과 쇄골에 히노키를 올리면 가을 외출복의 울 소재와 어울려 질감이 살아난다.
가을밤 차분한 독서용 블렌딩도 추천한다. 벤조인과 토루 바닐라가 디저트 같은 분위기를 만들지만, 과하면 비좁게 느껴진다. 벤조인 1, 시나몬 리프 1, 스위트 오렌지 4, 시더우드 2, 라벤더 2를 캔들용 왁스에 6% 농도로 맞춘다. 리프 타입 시나몬을 고르는 이유는 바크보다 유제 성분이 덜 무겁고, 공간에서 안전 마진이 넓기 때문이다.
겨울: 건조와 난방 속, 깊이를 어지럽히지 않는 따뜻함
겨울 대구는 난방 때문에 실내외 습도 차가 크다. 대기 온도가 낮아 휘발이 늦지만, 공기가 건조해 확산이 둔해진다. 이때는 고체감 있는 베이스에 크리미한 우드나 발사믹 계열을 배치하고, 상향은 스파클링 대신 조심스럽게 빛을 주는 방식이 좋다. 라브단움, 패출리, 베티버, 샌달우드가 자연스럽게 활약하지만, 농도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회의실에서 라브단움을 과하면 답답하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바디 오일은 겨울에 3%까지 올려도 좋지만, 자극 가능성이 있는 오일은 낮춘다. 특히 시나몬 바크, 클로브 버드, 오레가노는 스팟 블렌딩에서만 소량 권한다. 온천이나 사우나 후에는 혈류가 올라간 상태라 동일 농도도 강하게 느껴진다. 이럴 때는 샤워 전 미리 바르고, 사우나 후에는 무향 보습제만 바르는 루틴이 낫다.
겨울 출근, 코트 안쪽의 따뜻한 레이어
- 샌달우드 2, 패출리 1, 베티버 1, 스위트 오렌지 3, 카르다몸 1, 라벤더 2. 에탄올 30 ml, 정제수 20 ml, 총 50 ml 스프레이. 첫 분사에서는 오렌지의 부드러운 산미가 올라오고, 20분 뒤 패출리와 베티버가 바닥을 평평하게 만든다. 카르다몸이 스파이스를 살리지만 혀끝이 아린 느낌은 없다.
집중력이 필요할 때는 로즈마리 시네올 대신 로즈마리 베르베논을 선택한다. 겨울 건조한 공간에서는 시네올이 날카롭게 튀는 일이 있다. 베르베논은 달콤한 허브감이 살짝 감싸준다. 여기에 유향을 더하면 깊이감이 생기는데, 문서 작업이 길어지는 저녁에 특히 유효하다. 디퓨저에는 베티버를 과다하게 쓰지 말고 1% 내외로만 소량, 스틱이 잔향을 골고루 머금을 수 있게 한다.
손관리와 수면 블렌딩도 겨울 루틴의 핵심이다. 쉐어버터 30 g, 스위트 아몬드 오일 20 g, 비즈왁스 5 g로 밤을 만들고, 로만 카모마일 4, 라벤더 6, 페루발삼 1을 섞는다. 페루발삼은 알레르기 가능성이 있어 민감 피부는 제외한다. 향은 미디엄 스윗으로 올라오고, 타자와 독서 사이사이에 소량 쓰기에 좋다.
지역의 냄새와 어울리는 선택: 대구의 일상, 장소별 조정
도시마다 냄새의 기본값이 있다. 대구에서는 시장 골목의 참기름 향, 숯불 연기, 지하상가의 인공적 청결 냄새가 일상에 녹아 있다. 이런 배경향 위에서 아로마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지나친 장식보다 맥락이 중요하다.
- 지하상가나 백화점 같은 밀폐 공간에서는 상향이 금방 치고 빠진다. 상향 비중을 20%대에 두고, 라이트 우드와 허브를 중반에 넣어 자취를 남긴다. 그린 만다린 2, 라벤더 3, 사이프러스 2, 아미리스 2 같은 구성이 안전하다. 삼덕동 카페 골목처럼 로스터리 밀도가 높은 곳에선 커피 볶는 향과 충돌하지 않는 플로럴이 낫다. 네롤리나 미목향처럼 고급 플로럴을 스파이스 없이 단정하게 쓰면 여운이 깔끔하다. 달구벌대로 대로변에서는 배기가스와 미세먼지가 섞여 향의 헤드가 쉽게 흐려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티트리나 유칼립투스를 소량 첨가해 공기감을 확보한다. 다만 인근 사람들이 피곤해할 수 있어 농도와 분사량을 줄인다.
재료 선택의 세부: 로트 차, 원산지, 추출법의 미세한 차이
계절별 블렌딩이 무너지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가 로트 변화다. 특히 시트러스와 허브는 수확 시기와 압착 환경에 따라 산도와 쓴맛, 윤기가 바뀐다. 레몬은 이탈리아산과 아르헨티나산이 초반 날개짓에서 차이가 난다. 이탈리아산은 벨벳처럼 부드럽게 올라오고, 아르헨티나산은 드라이하게 튄다. 봄 블렌딩에서는 이탈리아 레몬을 선호하고, 여름 실외용에는 아르헨티나산의 칼날이 유리하다.
라벤더는 고지대 트루 라벤더가 일반 라벤딘보다 카캄포르 노트가 낮고 달다. 겨울 수면 블렌드에서는 트루 라벤더가 안정적이고, 여름 집중용에는 라벤딘 수페르로 텐션을 조금 올린다. 샌달우드는 인도산 알부미보다 호주산 스피케타가 밝고 가벼워 대구 여름에 적합하다. 프랑킨센스는 카테고리가 넓다. 카터리, 세라타, 프레레아나를 써봤을 때, 가을 공간 향에는 카터리가 전형적이지만, 겨울 개인 향에는 프레레아나의 약간한 허브감이 응집감을 만든다.
추출법도 중요하다. 자몽은 냉압착과 휘발유 제거형 아로마가 체감에서 다르다. 냉압착은 프레시하지만 산패가 빠르다. 한여름에는 3개월 안에 쓰는 게 안전하고, 냉장 보관을 습관화한다. 네롤리와 자스민 앱솔루트는 에탄올베이스 스프레이에 잘 풀리지만, 오일 베이스에선 확산이 둔하다. 무거운 앱솔루트를 오일로 쓰려면 스쿠알란으로 희석해 질감을 가볍게 만든다.
사용량, 안전, 그리고 현실적 타협
향은 기분을 건드리기에 앞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IFRA 기준은 참고하되, 피부 자극 경험을 우선한다. 민트류, 시트랄 고함량 오일, 페놀류 스파이스는 대구의 여름처럼 땀과 열이 많은 상황에서 자극이 커진다. 아이와 반려동물과 공간을 공유한다면 확산형 디퓨저는 시간 제한을 둔다. 30분 가동, 60분 휴식 같은 간격이 체감상 가장 무난했다.
패치 테스트는 팔 안쪽에 24시간. 겨울처럼 건조한 날에는 테스트 부위가 과장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때는 동일 농도를 봄날 다시 테스트해본다. 광독성 문제는 다시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베르가못, 라임, 비터 오렌지는 FCF 또는 증류형을 선택하고, 피부 적용 후 12시간은 직사광선을 피한다.
환경적 측면도 잊지 않는다. 향료를 보관할 때는 5 ml, 10 ml 소용량을 기본으로 하고, 시트러스는 소진 계획을 분명히 세운다. 사용하지 않는 향은 과감히 비누 베이스나 세탁 린스에 떨어뜨려 소진한다. 잔향이 오래 남는 베티버, 라브단움, 패출리는 생분해성 비누에서도 영향이 크므로 소량만 쓴다.
계절별 대표 블렌딩 레퍼런스와 상황별 스위치
아래 레퍼런스는 출근, 실외 활동, 집에서 쉬는 시간, 수면 전 네 가지 상황을 기준으로, 계절별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조합이다. 단위는 드롭이며, 10 ml 오일 베이스 기준 2.5% 내외, 스프레이는 50 ml 기준 2% 내외로 맞춘다. 향료 수급에 따라 괄호의 대체안을 쓰면 비슷한 방향을 유지할 수 있다.
봄
- 출근: 레몬 3, 라벤더 4, 그린 만다린 2, 유칼립투스 라디아타 1, 사이프러스 1. 대체안, 레몬 대신 베르가못 FCF 3. 실외: 베르가못 FCF 3, 네롤리 1, 라벤더 3, 페티그레인 2, 티트리 1. 휴식: 라벤더 4, 로만 카모마일 2, 제라늄 2, 리톨리아 1. 수면: 라벤더 5, 마조람 스위트 2, 프랑킨센스 2.
여름
- 출근: 자몽 4, 베르가못 FCF 2, 페티그레인 2, 라임 1, 아미리스 1. 실외: 유자 4, 리트세아 1, 로즈마리 베르베논 2, 사이프러스 1, 라벤더 2. 휴식: 스피어민트 1, 레몬 3, 레몬버베나 1, 네롤리 1, 시더우드 1. 수면: 라벤더 4, 오렌지 스위트 3, 베티버 1, 카모마일 1.
가을
- 출근: 네롤리 2, 제라늄 3, 프랑킨센스 2, 시더우드 2, 베르가못 FCF 1. 실외: 오스만투스 앱솔루트 1, 만다린 레드 3, 사이프러스 2, 샌달우드 1, 라임 1. 휴식: 코리앤더 2, 카다멈 1, 오렌지 스위트 4, 프랑킨센스 2. 수면: 라브단움 1, 라벤더 4, 벤조인 1, 패출리 1.
겨울
- 출근: 샌달우드 2, 패출리 1, 베티버 1, 오렌지 스위트 3, 카르다몸 1, 라벤더 2. 실외: 프랑킨센스 2, 시나몬 리프 1, 오렌지 3, 시더우드 2, 클라리세이지 1. 휴식: 베르가못 FCF 2, 네롤리 1, 아미리스 1, 벤조인 1, 라벤더 2. 수면: 로만 카모마일 2, 라벤더 4, 샌달우드 1, 베티버 1.
현장에서 느낀 포인트를 덧붙인다. 봄과 가을에는 플로럴의 품질이 그 계절의 수준을 좌우한다. 저품질 제라늄은 금세 비누 냄새처럼 눅눅해진다. 여름에는 상향의 체감 시간이 극단적으로 줄어든다. 분사 타이밍을 이동 동선에 맞춰 잘라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겨울에는 알콜 스프레이의 건조감이 커서, 오일 롤온과 스프레이를 함께 운용하면 완성도가 올라간다.
실패에서 배운 디테일: 과유불급과 환경 적응
몇 가지 실패 사례를 적어 둔다. 첫째, 여름 저녁 야외에서 레몬그라스를 3%로 썼다가 피부가 따끔거리고 향이 공기에서 딱딱하게 부서졌다. 시트랄 계열은 땀과 만나면 거칠어진다. 0.5% 이내, 라임이나 리트세아로 일부 대체가 낫다. 둘째, 겨울 실내에서 라브단움 3% 디퓨저를 놓고 이틀을 켰더니 가족에게 두통 반응이 왔다. 공간 향은 사용자 수와 체류 시간을 반드시 고려한다. 연속 가동 대신 타이머, 혹은 낮은 농도의 스틱 디퓨저가 정답일 때가 많다.
셋째, 가을 캠핑에서 패출리 비중을 30%로 올린 솔리드 퍼퓸은 텐트의 섬유 냄새와 결합해 눅진해졌다. 자연 소재 냄새와 패출리의 흙내는 금세 뭉치니 10% 이하가 적당하다. 넷째, 봄 환절기에 유칼립투스 글로불루스를 코 가까이에 롤온으로 썼다가 자극감이 올라왔다. 라디아타나 스미티이처럼 소프트한 품종으로 바꾸면 같은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체감이 유해지지 않는다.
개인화의 축: 체질, 직업, 동선
같은 계절, 같은 도시라도 사람마다 최적점이 다르다. 체질적으로 열이 많으면 겨울에도 시나몬, 클로브가 과열로 느껴진다. 대신 앰버 계열의 벤조인, 샌달우드로 따뜻함을 표현한다. 낮에 외근이 많은 직업이라면 스프레이의 알코올 냄새가 민감한 공간에서 튈 수 있다. 이럴 때 롤온과 보디크림 레이어링으로 향을 길게 가져가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대중교통으로 긴 시간을 이동한다면, 타인과 거리감이 좁다는 점을 계산해 상향 중심의 빠른 잔향 구조가 예의에 맞다. 30분 내 절반 이상 사그라드는 구성이 편하다.
운동 루틴도 변수다. 오후 운동 후 샤워를 하고 저녁 약속을 잡는 패턴이면, 땀과 세정제의 향이 남는다. 이때는 스파클링 시트러스와 허브로 간단히 리셋해주고, 약속 장소에서 롤온으로 미들을 덧입히는 식으로 2단계 접근을 한다. 리셋용, 레몬 3, 라임 2, 로즈마리 베르베논 2, 사이프러스 1. 덧입힘, 네롤리 2, 제라늄 2, 시더우드 1.
보관, 도구, 루틴을 갖추는 법
향을 오래 안정적으로 쓰려면 도구와 습관이 절반이다. 앰버 유리병, 유리 피펫, 라벨러, 냉암소 보관함이 기본. 시트러스는 작은 용량으로 사고 3에서 6개월 내 소진한다. 여름에는 사용 빈도가 높아져 자연스럽게 소진되지만, 겨울엔 남기 쉽다. 남은 자몽이나 라임은 베이킹소다와 섞어 싱크대 세정용으로 써도 냄새 제거에 확실히 도움 된다. 다만 스테인리스 표면에 직접 방울을 떨어뜨리지 말고 희석해서 쓴다.
분사도구는 미스트 입자 크기가 관건이다. 얼굴 근처로 뿌리는 미스트는 0.3 mm 노즐, 바디와 옷감에는 0.5 mm가 안정적이다. 여름 야외에서는 분사각을 30도 정도로 낮춰 피부에 가깝게 뿌리면 상향 손실이 줄어든다. 겨울 실내에서는 공중분사 후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방식이 균일하다. 옷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얼룩이 남을 수 있어, 특히 실크나 울에는 20 cm 이상 거리에서 1회만.
루틴은 계절 바뀜을 기준으로 리셋한다. 새 계절의 첫 주에는 지난 시즌 남은 블렌딩을 냄새로 걷어내는 시간을 짧게라도 갖는다. 코와 뇌가 익숙해진 패턴을 한 번 끊어주는 게 중요하다. 물로 세면대 바닥을 적시고, 라벤더 1, 레몬 1을 떨어뜨려 스토퍼를 막고 5분 두었다가 물을 뺀다. 욕실 전체 공기가 새로워지는 감각이 다음 블렌딩의 체감에 큰 차이를 만든다.
마무리 메모: 대구의 계절을 향으로 읽는 법
대구의 향은 여름의 뜨거운 공기와 겨울의 건조한 바람이 만든 균열 사이에서 더 빛난다. 계절은 향의 선과 결을 바꾼다. 봄은 예민함을 달래는 선도감, 여름은 긴장과 해방의 균형, 가을은 결을 매무새처럼 다듬는 여유, 겨울은 깊이를 흐리지 않는 따뜻함이 핵심이다. 재료의 품종과 로트, 사용 장소와 사람의 동선, 주변 냄새의 기본값까지 함께 고려하면, 같은 오일이라도 결과는 달라진다. 대구라는 도시는 그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가능하면 작은 배치로 자주 섞어본다. 기록을 남기고, 다음 계절에 다시 체크한다. 그 루틴 자체가 이미 향의 일부가 된다.